경남 사천의 숨겨진 항구 대방진굴항
이 글은 사천시가 여행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천에서 한 달 여행하기'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2024년 5월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머물며 여행한 기록 중 대방진굴항에 관한 기사입니다.
사천 굴항길(대방동)에는 특별한 항구가 있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사천 대방진굴항(泗川 大芳鎭 掘港)이라고 하는 항구이다.
항구의 이름이 독특하다. 동굴 '굴'자가 들어있다. 굴은 밖에서 볼 때는 보이지 않는 곳이다.
대방진굴항은 바다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숨어있는 항구란 의미이다. 특별한 모양의 대방진굴항은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다.
지금은 굴항의 바깥쪽에 방파제를 쌓고 배를 정박할 수 있는 항구로 만들어져 있지만
이 항구가 없으면 바다쪽에서 이 굴항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작은 동산 옆의 입구로 들어오면 안쪽으로 움푹 파인 '만'과 같이 이루어져 있고 뒤쪽으로 깨 넓은 항구가 숨어있다.
군사적인 의미를 찾을 필요없는 지금 보면 숨어있는 호수가 있어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진 듯하다.
사천 대방진굴항은 침범하던 왜구의 노략질을 막으려고 만든 군항시설이었다.
순조때 군대 간의 연락과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대방선진(芳船鎭)을 설치하였는데
선진에는 병선을 정박하려고 둑을 쌓아, 활처럼 굽은 모양의 굴항으로 만들었다.
당시에 이곳에는 전함 2척과 300명의 수군이 상주하고
굴항 북편에는 수군장이 머무는 동헌과 일반병들이 머물던 관사가 있어 수군촌을 이루었다.
곡식을 저장하던 선진창에는 곡식 2만여 섬을 저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이곳을 수군의 요새로 이용하여 거북선을 첫 출전시킨 사천대첩에서 왜적을 섬멸하였다.
그 공을 기리기 위해 이곳 동산에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웠다.
사천은 이순신 장군의 고장이다. 많은 곳에 이순신 장군과 관련있는 유적지들이 있다.
거북선이 첫 출전하여 큰 승리를 거둔 사천대첩은 우리 해전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사천을 여행하다 보면 대방진굴항 가는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지만
대방진굴항이 어떤 의미를 가진 곳인지 모르면 지나치기가 쉬울 것이다.
여행을 할 때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의미있는 답사여행이 되는 곳이 있다. 사천이 그런 곳이다. 사천에서의 5일 머물며 이곳저곳 다니다 보니 경유지로만 다녔던 사천이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사천을 재발견하는 시간이 되어 이번 여행은 참 의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