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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 저런 상상/1000자 칼럼

[1000자 칼럼]제주도에 카카오 택시도 있어요

by 씨알소리 2023.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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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 K아보카도님의 '제주도에도 나이키는 있다'는 글을 읽다가 제주여행에서의 비슷한  일이 생각났다.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가기 전의 설레임과 다녀온 후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까지 다 소중한 시간이었다. 요즘은 숙소와 항공권은 평일 기준으로 사면 비싸지 않다. 이럴 때 은퇴자의 여유로움이 좋다.

관광 명소만 다니던 옛날과 달리 제주 올레길이 여행의 한 부분이 된 요즘은 렌트카가 불필요한 여정도 생기게 된다. 아내가 인터넷으로 올레길 5코스의 평이 좋은 유명 횟집을 찾았다. 서귀포에 가면 제주 바다를 보며 올레길을 걸은 후 점심을 먹기로 했다. 돌아올 때는 택시를 타기로 하였는데 올레길이라 택시가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올레길 걷기와 맛있는 식사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날 아침 바닷길이 이어지는 올레길의 바다 풍광을 즐기며 걷다가, 예약한 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차가 없어 택시를 탈려는데 그 길에는 차들의 왕래가 별로 없었다. 걱정이 되어 식당 사장님께 택시를 불러줄 수 있나 물어보았다. ‘카카오 택시만 되면 내 휴대폰으로 바로 부를 수 있는데‘ 하는 아쉬운 마음을 담아서

“혹시 제주도에도 카카오 택시가 있나요? 없죠?” 하면서 바보같은 질문을 했다.

“네, 카카오 택시 있어요. 제가 불러 드릴까요?”

나는

“그래요? 그럼 제 휴대폰으로 부를 수 있어요. 제주도에도 카카오 택시가 있군요…”

하며 대답했는데 돌아오는 사장님의 대답에 너무 바보같이 질문한 것을 곧 깨닫게 되었다.

“하하, 카카오 본사가 여기 있어요. 당연히 카카오 택시도 있구요.”

나도 카카오가 제주도에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 섬에는 카카오 택시가 없을거라 생각했다. 카카오 본사가 없더라도 인터넷이 되는 세상에 관광도시 제주도를 그정도일거라 생각했다니…

사회적 기반시설이 큰 도시에만 제대로 되어 있을 거라는 편견과 선입견이 내 두뇌의 회전을 스스로 정지시켰구나 하며 속으로 나 스스로에게 실소를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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